2009/12/22 19:09
[물생활]
슬슬 소일이 녹아들고 비료빨이 떨어져 수초들이 비실비실대는 수초항을 엎어버렸다.
애초에 여러 물생활 사이트에서 본 멋진 수초항들은 내가 구현 불가능함을 깨달았는데 그 이유는
첫째, 내 예술적 감각이 0에 수렴하기 때문이고
둘째, 괜찮은 소일, 바닥비료, 풍부한 광량과 CO2 공급 등 장비가 상대적으로 부실했으며
셋째, 내 성격이 무척이나 조급해서 바로바로 피드백이 뜨지 않으면 답답해하기 일쑤이며
넷째, 모든 정성을 수초항에 기울일만큼 여유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모두 핑계임이 분명하고, 나노 해수어항을 꾸미려다가 생각보다 예산이 너무 많이 들고 수초항보다 더 많은 정성을 기울여야해서 또다시 담수어를 기르기로 했다. 수초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기에 이번에는 수초와는 궁합이 별로 좋지 않은 시클리드류를 선택했고 탕가니카나 말라위에서 사는 녀석들을 위해 바닥에 산호사를 깔고 해구석 몇개를 넣어보았다. 소일때문에 어두컴컴했던 어항이 확 살아나는 느낌이다. 수초생각은 현재로선 전혀 없기 때문에 36W등 하나만 켜도 바닥재의 색깔덕분인지 환하다.
기존 수초항에 사용하던 장비들에 소일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있어 히터 여과기 온도계 등 어항 속에 들어가는 장비를 깨끗하게 닦았는데 여과기 속은 어쩔 수 없었나보다. 수돗물 세척때문에 거의 다 죽었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살아있을지 모르는 여과박테리아때문에 여과재를 교체하지 않고 헹구기만 해서 여과기에 넣었는데 여과기 재가동 순간 슬러지들이 레인바를 통해 엄청나게 뿜어져나와버렸다.
바닥재가 흰색이라 바닥에 내려앉은 검은색 슬러지가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여과기 속으로 다시 빨려들어가라고 계속 물을 뒤집어주고 있는데 입수구로 좀처럼 빨려들 생각을 않는다. 나중에 사이펀 등을 이용해서 직접 뽑아주어야 할 모양이다.


